

[ 지은이 ]
고미숙 : 고전평론가
[ 들어가며 ]
사람은 누구나 생로병사의 과정을 겪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늙고 병들어 죽는 일이 동시에 시작되는 셈이라 누구도 피할 수가 없습니다 태어나서 나이들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것 그 앞에서는 모두가 공평합니다 고령화라는 단어를 접하면 너무 암울하고 고령화 문제를 다루는 뉴스에는 긍정적인 내용이 없습니다 바로 이것이 현대인들이 생로병사 전체를 보면서
삶을 통찰하지 않았다는 증거입니다 청춘을 그저 따라가려고만 하면 성숙한 노년 문화도 없습니다 죽음을 통과하려면 내가 집착하는 게 없어야 합니다 인간의 운명은 자연에서 절대로 못 벗어납니다 우리는 자연스레 중년의 가을을 준비해야 합니다
[ 내용 ]
1. 몸으로부터의 자유
인간 본연의 생체 리듬은 10대 때부터 배워야 합니다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진정한 노후 대책이지 돈은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않습니다 몇십 억을 벌어놨는데 치매에 걸리면 가족들이 나타나서 아귀다툼을 해댑니다 결국 평생 일해서 모은 돈이 폭탄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삶을 원하지 않는다면 비우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돈이 없으면 정신적 풍요로움으로 살아가는,
마음으로 비우는 훈련 이것이 공부고 수행입니다 이렇게 100세를 살아야 거기서 오는 삶의 충만함을 깨달을 수 있고 이것이 그 시대의 지혜가 됩니다 삶을 그 시절에 맞게 살아낸 자가 도달한 겨울 그리고 생명의 근원을 터득하는 게 태어난 보람입니다 산해진미를 먹으며 산다고 언제까지 행복할까요 연애를 얼마큼 하면 행복할까요 인간은 그런 걸로 만족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늙고 병들면서 겪는 어려움은 욕심과 노여움과 어리석음을 조절해줍니다 질병은 선물이고 죽음은 생이 마련한 최고의 선물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죽음을 비참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뭘까요 삶에 대한 집착 때문입니다 갖고 있는 걸 놓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죽음으로 이어지는 겨울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 과정을 통과해야 다른 형식으로 다른 생명의 리듬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살아가면서 했던 행동과 말과 생각 등 이 정보들은 우주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른 것들과 섞여서 변이될 뿐입니다 그냥 생각만 한 것도 다 남아있습니다 우리 몸이 해체되니까 정보 자체는 해체됩니다 하지만 본질은 이 우주 안에서 계속 운행됩니다 동양 사상에서는 죽음을 터부시하거나 애통해하지 않았습니다 자연으로 돌아가서 쉬는 시간이라고 여겼죠 몸에서 해방돼야 합니다 몸을 가진 채로 살아남겠다고 하는 것은 몸에 대한 집착입니다
2. 해방 끝에 오는 우정의 시간
'노년이 됐다는 것은 젊은 날의 충동과 나를 지배하는 야성적인 질풍노도에서 벗어났다는 것이다'라고 2천년 전 로마 철학자 키케로는 얘기했습니다 얼마나 자유롭습니까 이제부터는 삶에 대한 통찰로 들어갈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철학입니다 철학 공부는 혼자 하면 너무 외로워 우정이 필요합니다 공자도 3천 명의 제자가 있었고 부처도 승가 공동체가 있었습니다 노년에 접어들었다는 건 혈연적 관계망에서 벗어난 겁니다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셨고 자식은 자기 길을 가고 나는 그 책임으로부터 벗어나 세상으로 나온 겁니다 온전히 세상과 만나는 일만 남은 것입니다 그런 존재들의 결합이 우정입니다철학을 함께하는 우정 인간이 맺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완성된 관계입니다 부부 사이도 이런 관계가 되지 않으면 황혼에 헤어질 일만 남고 같이 못 삽니다 예전에는 뜨거운 열정으로 살았고 자식 키울 때는 공동의 과업이 있었는데 자식 다 크고 나서 둘이 쳐다보고 있으면 대화가 안되고 아침에 일어나면 여성이 나갑니다 부부 간에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면 배움의 관계로 바뀌어야 합니다 친구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배우는 친구로 바뀌지 않으면 깨집니다
3. 어른으로 늙어갈 용기
공자는 73세에 죽었는데 일주일 전 죽음을 예감하고 그 시간 동안 제자들과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우리는 왜 이런 경지에 도달하지 못할까요 그것은 질문을 포기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딘가에 의존하려고 합니다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노인이 해야 할 일은 혈연과 가족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벗어나 공동체 전체의 비전과 자기 존재의 근원을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지혜의 장이 열려야 합니다 청년과 계속 소통하며 지혜로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어야합니다 지금 어린아이들은 모두 심리적으로 불안합니다 이런 불안은 하소연할 할아버지 할머니가 없어서입니다 친구나 부모에게도 말할 수 것을 할머니에게 얘기하면 그 순간 치유가 됩니다
노인의 역할은 지혜의 스승, 멘토가 되는 것입니다 멘토가 되려면 인생 전체의 비전이 있어야 합니다 자기계발 비법을 전수하라는게 아니라 청년의 얘기를 들어줄 수 있는 귀가 있어야 합니다 노인만의 유머로 해학적이면서 재미있게 청년들에게 얘기해 주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불안하다고 할 때 '다 지나간다'라는 말을 친구가 할 때와 할머니가 할 때의 힐링의 효과는 다릅니다 긴 세월을 살아낸 노인만이 힘을 가지고 말할 수 있습니다 노인이 되면 많은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후퇴하고 고립되면 안됩니다 나이도 들었겠다 두려울 것도 없겠다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지식은 소리를 타고 움직입니다 그래서 사람의 몸은 중요합니다 몸과 몸으로 전승되는 게 '도'입니다 그래서 현자들은 제자를 기다렸습니다 얽매이고 구속하는 사랑은 인연을 붙들 수 없습니다 지혜를 나누고 전하는 관계 속의 사랑이 우정입니다 봄 여름 여름 여름으로만 이어지고 계속 성장만 하는 것은 우주에 없습니다 어느 문명이고 반드시 성장하면 쇠퇴하게 되어 있습니다 쇠퇴하고 나면 다시 시작하는 겁니다 미래에 대해 낙관도 절망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갈 데까지 가면 다 돌아오게 되어 있습니다 우주는 몇만 년 동안 그렇게 했습니다 자본주의 문화 때문에 망가진 이 시대에서는 정치인들이 바꿔주기를 기대해서는 안됩니다 내가 바꾸는 만큼 이 우주는 전혀 다른 형상을 펼칩니다 청춘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가을과 겨울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 나가며 ]
인생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뉩니다
청춘인 봄 여름에 집착하지 마십시오
성장만 계속되는 법은 우주에 없습니다
몸에서 해방되어야 합니다
지혜롭고 유머가 넘치는 노인이 되십시오
철학을 함께 나눌 친구를 구하십시오
늙고 죽는다는것을 받아들이십시오
내가 나 자신을 바꾸어야 우주가 바뀝니다
[ 책 내용을 담은 동영상 ]
https://youtu.be/YmGKjhyE_Os?si=fuvh0A94Mg-iS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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