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은이 ]
강신주 : 철학자
[들어가며]
감정을 죽이는 것 혹은 감정을 누르는 것은 불행일 수밖에 없습니다 살아 있으면서 죽은 척하는 것이 어떻게 행복이겠습니까 그러니 다시 감정을 살려내야 합니다 이것은 삶의 본능이자 삶의 의무이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의 삶은 과거보다 더 팍팍해졌습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행복은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삶의 조건이 악화된 만큼 우리는 자신의 감정을 억압하기 쉬우니까요 슬픔, 비애, 질투 등의 감정도 우리에게 소중합니다 지금 불쾌한 감정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에 내일을 더 간절히 기다릴 수 있으니까요 내일은 행복한 감정에 젖을 수도 있다는 설레는 마음 이것이 어쩌면 우리가 계속 살아가고 있는 힘이 아닐까요 이 책은 48가지의 감정들을 네 개의 부로 나누어 배치했습니다 문학 작품들 속에 나타난 감정들을 정리하고 철학자의 조언을 달아놔서 우리로 하여금 문학과 철학을 통한 자신의 감정을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내용]
# 대담함 - 조지오웰의 <1984> 중에서
'빅브라더는 당신을 보고 있다'는 슬로건이 도처에 적혀 있는 전체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 평범한 소시민인 그는 줄리아와의 사랑으로 인해 대담함의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빅브라더는 남녀 사이의 자유로운 만남을 극히 경계했고 그것을 방지하는 여러 가지 제도와 절차 그리고 감시 체계를 발명했습니다 강고한 전체주의 체계를 만드는 데 성공한 빅브라더는 사랑을 하게 되면 약자도 용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1984>는 빅브라더가 가장 두려워했던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과연 두 사람은 압도적인 권력 앞에서 자신들의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요 그들을 자신합니다 자기들의 내면에서 자라난 사랑까지 제거할 수는 없을 것이고 빅브라더의 하수인들이 자신들을 죽일지라도 자기들의 사랑을 없애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언젠가 빅브라더의 감시망에 걸려 온갖 고초를 겪으리라는 걸 예감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두 사람은 당당합니다 둘 중 누군가 먼저 잡혀서 상대방을 고발할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공유했던 사랑만큼은 빅브라더도 어쩌지 못하리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불행히도 소설은 비극적으로 끝납니다 윈스턴이 줄리아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고 빅브라더에 대한 존경을 회복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사랑을 포기하고 전체주의에 완전히 투항합니다 그는 주인임을 포기하고 노예가 되어 버립니다 이렇게 줄리아에 대한 사랑을 포기한 순간 빅브라더의 하수인이 쏜 총알이 윈스턴의 머리를 관통합니다

[나가며]
철학자는 조언합니다 대담한 사람은 용기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용기라는 것이 실체로 존재하는 것은 아닙니다 용기가 있다라고 말을 하기 때문에 실체가 있는 것처럼 착각합니다 용기와 비겁은 불변하는 성격과도 같은 것이 아닙니다 나는 원래 비겁하거나 원래 대답하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오직 위기를 감내하려고 할 때에만 용기와 대담함은 빛을 발하기 때문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앞으로 발을 내딛을지 뒤로 물러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앞으로 발을내딛을 가능성이 더 커진다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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